3명 창문서 떨어져 2명 사망 NYT “러 내부 정부배후설 나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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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불만을 표했던 의사 3명이 잇달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사고 배후에 러시아 당국이 있다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모스크바주 러시아 우주인 훈련기지인 스타시티 내 병원에서 나탈리야 레베데바 응급의료팀장이 창문을 통해 떨어져 사망했다. 당시 그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병원 측은 추락 원인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시베리아 지역 크라스노야르스크 내 한 병원의 원장 대행을 맡고 있던 옐레나 네폼냐시차야도 창문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당시 그는 병원을 코로나19 치료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두고 지역 보건 관리들과 회의 중이었다. 이달 2일에도 남부 보로네시의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에서 응급의사인 알렉산데르 슐레포프가 2층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 그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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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준 러시아 내 확진자는 15만5370명, 사망자는 1451명에 달한다. 환자가 늘면서 의료진 업무량도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코로나19 중앙의료원 의료진이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집단 사직서를 준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의사를 단속하던 상황에서 추락사가 발생했다”며 “그동안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은 의문의 사고 배후에는 정부의 폭압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슐레포프의 동료는 “지난달 30일 마지막 대화를 나눌 때 퇴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일이 발생했다. 너무나 많은 점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추락 사고가 난 병원과 보건당국은 정부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은 성명을 통해 “슐레포프는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병원 업무에서 제외됐다”고 반박했다.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 보건부 역시 성명을 통해 추락사는 단순 사고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