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전야 미사 “우리 자신부터 바꾸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하는 걸 멈추고 우리 자신부터 바꿔 우리 삶을 선물처럼 만들자”고 말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聖) 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하느님은 어떤 사람이 올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다”면서 “신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며, 우리 가운데 가장 악인까지도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도들을 향해 “여러분은 잘못된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주님은 당신을 계속 사랑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교황은 “우린 신께서 우리 선행에 기뻐하고 악행에 벌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신의 모습이 아니다”며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자신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도 바뀌고, 역사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웃이 당신에게 먼저 선행을 베풀기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기 전에 교회가 완벽해지길 기다리지 말라. 또 다른 사람을 존중하기 전에 먼저 존중받길 기다리지 말라”며 “우리 스스로가 먼저 시작하자”고 거듭 당보했다.

교황의 이날 메시지를 두고 성직자들의 아동 성(性) 학대 문제 등 교계 비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엔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대개 성탄 전야 미사에선 신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그리고 부활절과 성탄절 등 연 2회 실시하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에선 전 세계 주요 현안과 그에 따른 갈등 해소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발표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