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가 차세대 이동통신(5G)에서 화웨이 배제를 시사하자 화웨이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가장 많이 공을 들여온 시장이고, 화웨이 문제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 존손 총리 “안보가 최우선” : 존슨 총리는 4일(현지시간) “안보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정보를 공유하는 서방 5개국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며 화웨이를 영국의 5G 사업에서 배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존슨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한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안보가 중요하다”며 “파이브 아이스 국가와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이 영국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 미국 영국 강하게 압박 : 앞서 미국은 영국에게 5G에서 화웨이를 배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이 5G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을 경우, 정보 공유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영국에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 정부는 지난 5월 15일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파나소닉·구글 등 다국적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지만 영국은 아직 5G 분야에서 화웨이 제품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런 영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 영국이 캐스팅보트 쥐고 있어 : 미국이 강하게 영국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는 영국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승부는 유럽이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가름 나게 돼 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IT전쟁도 마찬가지다.
유럽 중에서도 영국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영국이 선택하면 유럽도 따라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참여 국가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총 21개국뿐이었다. 한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참여를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3월 영국이 AIIB 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한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도 가입했다. 이에 따라 AIIB는 명실상부한 국제금융기구가 될 수 있었다.
영국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이다. 화웨이도 이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 영국 총리가 화웨이를 5G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화웨이는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