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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성당 화재 후 美·유럽서 극우발언 난무

입력 | 2019-04-17 18:10:00

프랑스 교회 공격과 묶어 무슬림 공격
"이번 화재는 기독교 쇠퇴 은유" 발언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성당 화재를 계기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을 향한 혐오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수사당국이 방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사고 원인으로 무슬림을 지목하고 있다.

앞서 발생한 프랑스 내 교회를 향한 공격과 노트르담 성당 화재를 한데 묶어 무슬림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노트르담 화재 이후 서양 극우세력이 무슬림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바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수 성향인 폭스 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은 “노트르담 성당 화재는 유럽 기독교가 쇠퇴하고 있다는 은유”라고 발언했다. 칼슨의 극우 초청 논객인 마크 스테인은 “전 세계 기독교가 후퇴하고 있다”며 프랑스인들은 신앙이 없고 무슬림 이민자들이 프랑스 사회를 장악했다고 말했다.

방화를 암시하는 정황도 없이, 어떤 전문가들은 화재를 이슬람교도나 좌파의 소행으로 즉각 단정지었다고 WP는 지적했다.

반 무슬림을 내세운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으로 비판받아온 미국 논객 프랭크 개프니는 프랑스에서 최근 벌어진 기독교 예배당 공격 및 반 기독교 운동이 이번 화재와 연관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공격 패턴이 샤리아(이슬람 율법) 지상주의자들의 프랑스 교회 공격과 닮았다”며 “이같은 종류의 종교 박해는 전 세계의 3억 기독교인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프랑스에선 두 달에 걸쳐 예수상과 성모상을 부수는 등 교회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보수 세력은 무슬림이 저지른 짓이라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독일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알리스 바이델 대표도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를 프랑스 교회를 둘러싼 일련의 공격과 연결 지은 내용의 트윗을 게시했다.

아울러 극우 세력이 노트르담에 ‘서양 문명’이란 의미를 부여하며 집착하는 것은 일종의 역사 왜곡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역사가 후안 콜에 따르면 프랑스 고딕 전통은 그리스 이교(異敎)뿐 아니라 스페인에서 마주칠법한 이슬람 건축의 영향도 받았다고 WP는 전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건축물은 거대한 변형을 거쳤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