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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민주당내 강성 진보주의 우려…“동료에게도 총 겨눠”

입력 | 2019-04-07 22:13:00


“진보주의자들의 경직성이 걱정된다. 그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순수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동료라고 해도 총을 겨눈다.”

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강연에서 당내 분열을 일으키는 강성 진보주의자들에 대해 우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선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고려해야 한다”며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에선) 타협하지 않는 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성 진보주의자들이 일으키는) 당내 분열은 당 전체의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에선 유럽 각국의 청년 300여 명이 모였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타협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민주당 내에서 모든 타협을 거부해 갈등을 부추기는 강성 진보주의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2명이 넘는 대선 주자들이 일찌감치 경쟁하면서 내부 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버니 샌더슨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기후변화 정책과 건강보험제도 등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중도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강성 진보 성향 당원들은 대선 주자의 과거 경력, 발언 등을 찾아내 빌미를 잡아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샛별’로 떠오른 피트 부테제즈 인디애나 주 사우스밴드 시장이 2015년 ‘모든 생명은 중요하다’고 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발언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슬로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를 비꼰다는 것이다. 소모적인 당내 갈등이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