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이 토착 주민들 밀어낸다는 '전환' 논리 테러범의 '선언문'에 많은 대목 차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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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테러를 가한 범인 브랜턴 태런트의 마니페스토(선언문) 제목은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이었다. 바로 프랑스 작가 르노 카뮈의 작품 ‘대전환’에서 인용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테러범이 카뮈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에 나오자 작가는 “범죄는 멍청하고, 끔찍했다. 범인은 본인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구절을 오용했다”면서 선을 그었다.
‘전환’ 논리는 반이민 극우주의자들이 애용하는 개념 중 하나다. 이민자들이 토착 주민들을 밀어내고 해당 국가의 민족을 전환시킨다는 일종의 음모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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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는 꾸준히 ‘백인 민족주의’를 강조해 온 인물이다. 그는 2017년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구조가 바뀔 경우 문명은 버틸 수가 없다. 교체에 대한 거부에 인간은 강한 의지를 표명한다. 이는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의식이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사람들은 다른 민족이 그들의 영토, 나라에 와서 그들의 문화와 종교, 그들의 생활 방식, 식습관 등을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상이 나치즘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인종 문제는 실존한다. 인종은 매우 소중하다”며 “가장 위협을 받는 것은 수가 적은 백인”이라고 말했다.
태런트는 자신의 선언문에 “우리의 땅이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슬림들은 출산율이 높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며, 강하다. 그들의 강인한 전통이 우리 민족의 땅을 차지하고, 민족적으로 나의 민족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며 이슬람 사원을 테러 장소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이 백인의 ‘침략자’라는 카뮈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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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는 “카뮈는 뉴질랜스 대학살 사이에서 자신의 무죄를 변호하는 데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카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극우 범죄의 시작점이 그의 책이었다는 데에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