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으로 시작된 미중갈등 군사적 긴장으로 번질 가능성 WSJ “中해커, 세계대학들 공격… 美 MIT-한국 삼육대 등 포함”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근을 비행했다. 미군의 움직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중국도 이 지역에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했던 것으로 드러나 자칫하면 무역 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일촉즉발의 군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CNN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날 B-52 전략폭격기 두 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통상적 훈련에 참가했다. 이 중 한 대가 남중국해 인근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은 ‘폭격기 지속배치(CBP)’의 일환으로 국제법 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해당 폭격기가 핵무기를 탑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대는 일본 인근에서 미 해군 및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 훈련을 한 뒤 귀환했다.
중국 공군도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하고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는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4일 이스라엘 위성감시업체 ‘ISI’는 트위터를 통해 “1일 중국 남동부 싱닝(興寧)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4대의 훙(轟·H)-6K가 배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싱닝 기지는 대만에서 불과 450km 떨어져 있다. ISI에 따르면 중국 폭격기가 이 기지에 배치된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다.
이 와중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이 2017년 4월부터 해양기술에 전문성을 보유한 최소 27개 세계 대학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며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한국 삼육대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해커들이 잠수함 미사일 연구 등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만간 타결될 듯했던 양국 무역협상에도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완벽하지 않은 무역협정을 거부할 것”이라며 “무역협상이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만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 전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인도에 부여했던 관세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의 팔을 먼저 비튼 후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움직임이란 뜻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