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쇼팽 국제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해 전 세계 곳곳에서 100회 이상 연주했다. 올해에도 이반 피셔, 마레크 야노프스키, 야닉 네제 세갱 등 이름만으로도 놀라운 거장들과의 협연 무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개성과 강점이 다른 지휘자들과 만나는 투어를 통해 더욱 많이 배우겠다”며 당찬 새해 포부를 밝혔다.
고요하게 내면으로 침잠하며, 처연하게 깊고도 유머로 반짝이는 조성진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2악장이 끝난 뒤에는 객석 곳곳에서 감탄이 들려왔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3악장은 피아니스트로서 보여줄 수 있는 비르투오시티의 향연이었다. 얀손스의 지휘를 따라 오케스트라가 고조된 감정을 먼저 들려주면, 조성진이 화답하듯 그 감정과 색채감을 피아노로 구현했다. 음악적 기준이 높기로 소문난 뮌헨의 청중이지만, 연주가 끝나자마자 브라보 소리가 앞을 다투며 터져 나왔다. 몇 번의 커튼콜 이후 조성진은 앵콜로 드뷔시의 ‘아마빛 머리의 소녀’를 연주했다. 첼로 수석 리오넬 코텟은 “발췌된 악장만 연주한다는 것이 아쉽다. 놀라울 만큼 사색적이고 깊이있는 모짜르트와 압도적인 차이코프스키까지, 다음 기회에는 전곡 협연으로 꼭 조성진과 다시 연주하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공연 전후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만났다.
―리허설에서 얀손스와 매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우 성공적인 공연이었다. 소감은?
“안정을 추구했던 리허설에서와는 달리 얀손스가 실황에서만 가능한 마법을 부렸다. 그 일부가 될 수 있어서 기쁘고 만족스럽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0회 이상 연주했는데. 체력적으로는 괜찮은가.
―2019년에는 이반 피셔, 마레크 야노프스키 등 거장들과의 협연 무대가 이어진다.
뮌헨=김나희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