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동차 ‘스마트 키’
랜드로버의 손목 밴드형 키(작은 사진)를 트렁크 문에 갖다 대면 차 문이 잠긴다. 랜드로버 제공
‘남자의 로망’ BMW는 하이브리드 슈퍼카 i8에서 디스플레이 키를 처음 선보였어요. 이 키에는 작은 터치스크린이 달렸고 화면으로 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멀리 주차된 내 차의 창문이나 문, 선루프가 열려 있는지,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등요.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도 창문을 닫았는지 확인하러 뛰어나갈 일 없겠죠? 또 차에 타기 전에 환기장치, 난방장치도 디스플레이 키를 이용해 작동시킬 수 있어요. 요즘같이 추울 땐 미리 차를 따뜻하게 데워놓을 수 있습니다.
BMW는 자동차 키를 리모컨처럼 조작해 차를 주차시킬 수 있는 원격 주차 기능을 담았다. BMW 제공
아우디의 키는 정비센터에 갈 때 유용해요. 차 고장 날 때 많잖아요? 센터에 가서 키를 기계에 올려놓기만 하면 차량 상태, 마일리지, 오일 수위 등 정보가 한 번에 주르륵 정비기기 화면에 뜬답니다. 일명 ‘서비스 키’예요. 예전에는 커다란 진단기기를 차에 꽂아 확인해야 했던 것들이죠. 최근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탑재한 ‘아우디 커넥트 키’도 내놨다고 하네요. 스마트폰을 조작해 차를 여닫고 시동을 켤 수 있는 기능이에요.
요즘 차가 하도 잘 팔려 신난 볼보는 아예 ‘키가 없는 자동차’를 만드는 중이에요. 위에 나온 아우디 커넥트 키와 비슷한데 조금 더 발전된 형태라고 보면 됩니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을 ‘디지털 키’로 사용하는 기술이죠. 현재의 물리적인 차키를 없애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키를 내려받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중이랍니다. 그런데 제 스마트폰 배터리가 요즘 너무 빨리 닳아서…. 폰이 꺼지면 차 문을 못 여는 걸까요? 이 부분은 조금 걱정이네요.
‘럭셔리’ 메르세데스벤츠도 스마트폰을 키처럼 쓸 수 있어요. 주행가능 거리, 남은 연료량, 주차 위치도 확인할 수 있고 문도 열 수 있어요. 가려는 목적지를 미리 스마트폰으로 설정해 내비게이션에 전송하는 기능도 아주 편해요.
국산차는 없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현대자동차가 지문인식 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답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 출시된 중국형 싼타페 ‘성다’에 처음 적용했는데 손가락 지문으로 차 문을 여닫고 시동도 켤 수 있어요. 지문은 최대 6개까지 등록할 수 있대요. 그런데 여기서 문득 궁금한 것. 발가락 지문도 될까요? 현대차에 물어본 결과 “물론 된다. 하지만 문을 여는 자세가 매우 불편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더 재밌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키들이 나오겠죠?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