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서 5·24 이후 끊겼던 동·서해 항로를 다시 열자고 제의했다.(국토교통부 제공) 2018.11.16. © News1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는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첫 남북항공 실무회의에서 북측이 동·서해 국제항공로 연결을 제안했다. 우리 측은 앞으로 항공당국 간 회담을 통해 계속 논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인천 비행정보구역(FIR)을 통과하는 신규 항로 개설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북측이 우리 정부에 직접 동서해 직항로 개설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의 적극적인 제의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항공로 개설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물론 북한 영공통과를 금지한 5·24조치 해제와도 맞물려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무접촉에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가한 국토부 손명수 항공정책실장은 “새로운 국제 항로 개설은 통상 1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남북 항로의 경우 대북 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해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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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2010년 5.24조치가 취해지기 이전까지 한국 항공사들이 북한에 낸 영공사용료는 연간 20~60억 원 규모다. 국토부 관계자는 “북한 영공을 통과할 때 비행기 크기에 따라 사용료를 냈다. 대당 평균 8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당시 국내 항공사들은 북한 영공통과를 통해 연간 200억 원가량의 연료비를 절약하고 비행시간을 한 시간가량 단축하는 효과를 누렸다고 한다.
새 항공로가 개설돼도 이를 사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항공사의 판단에 달려있다. 중국, 러시아를 제외한 외국 항공사들은 유엔 제재 이후 북한 영공을 통과하지 않고 있다. 손 실장은 “현재 기준에서 영공 사용료가 얼마나 될지, 그로 인한 편익은 얼마일지 등은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