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비난 거세 정치적 부담… 北담당 최고위급 ‘대리 방북’ 가닥
북한의 정권수립(9·9절) 70주년을 기념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대신 왕후닝(王滬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와 중국 소식통들은 “3, 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는 시 주석이 9·9절에 맞춰 방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북-중 관계를 고려해 영향력 있는 왕 서기를 보내 격을 갖추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서기는 북한 문제와 사상·선전을 담당하고 있어 ‘대리 방북’의 적임자라는 평이다. 올해 세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모두 영접을 나갔으며 북-중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왕 서기는 미국 방문학자 경험이 있는 유일한 상무위원으로 향후 대미관계 조율이나 북한의 개혁개방과 관련해 조언할 수 있는 적절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외교가는 시 주석의 방북이 사실상 무산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비난과 경고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나 대만 문제보다 한반도 문제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인데 시 주석이 굳이 정치적 부담을 지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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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