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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부인, 한미硏에 보낸 이메일서 나를 뽑으면 남편이 도와줄거라고 해”

입력 | 2018-04-20 03:00:00

이태규 의원, 작년 1월 메일 공개
“연수 대가로 어려움 해결 취지… 연구원측 협박으로 받아들여”
靑의 ‘洪 개입 없다’ 해명과 달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의 폐쇄를 가져온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이 지난해 USKI에 방문학자로 가기 위해 “나를 뽑아주면 남편이 도와줄 것”이라는 취지의 e메일을 보낸 것으로 19일 공개됐다. 앞서 청와대는 9일 “홍 행정관은 (부인의 연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했던 해명과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홍 행정관은 19대 국회 때 USKI 예산 지원 중단을 주장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보좌관을 지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행정관의 부인인 감사원 국장 장모 씨가 지난해 1월 USKI에 자신을 뽑아주면 남편이 도와줄 것이라는 취지로 보낸 e메일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남편은 연구소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인은 그걸 이용해 자기를 받아 달라고 했다. 연구소는 이를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e메일은 장 씨가 지난해 1월 28일 구재회 USKI 소장에게 보낸 것이다. 장 씨가 2016년 12월 말 USKI 측에 방문학자 신청을 한 직후다. 이에 따르면 장 씨는 “남편과 김 전 의원은 귀하의 기관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김 전 의원의 행동이 당신의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중재자(mediator)로서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또 그는 “나를 뽑아주면 감사원이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썼는데 이 의원은 “한국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에 감사원의 위치를 언급한 매우 위협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장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USKI에서 연수를 했고 감사원은 논란이 일자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장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USKI에 있는 지인을 통해 방문학자 합격이 어렵다는 분위기를 전해 듣고 호소하는 차원의 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씨는 “당시 내가 홍 전 보좌관의 아내라는 것 때문에 불합격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메일에 ‘나를 홍 전 보좌관의 부인이 아닌 감사원 국장으로 봐달라’고 쓴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