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소속사’ 역할까지 나선 팬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연예기획사 앞에 한국 아이돌 그룹의 해체를 반대하는 팬 12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팬클럽 제공
여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가세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시다 씨뿐 아니라 미국과 태국에서 온 팬도 합류했다. 100명 안팎이 모인 집회에서 이시다 씨는 서툰 한국말로 “JBJ 활동 연장 재검토를 추진하라”란 구호를 따라 외쳤다. 국내외 팬이 모인 다국적 집회는 지난달 25일과 30일에도 열렸다. 매번 국적이 다른 해외 팬 2∼5명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태국인 부아러드 타낫차 씨(27·여)는 “집에 가는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시위에 참석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팝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아이돌을 향한 팬덤도 한층 진화하고 있다. 이시다 씨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아 집회에 참가하고 안티 팬에 대해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사실상 ‘제2의 소속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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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를 대신해 홍보에 나서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JBJ 팬들은 데뷔 전부터 모금 활동을 벌였다. 특히 해외 팬의 호응이 컸다.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 영국 등 전 세계에서 2000만 원이 모였다. 이 돈으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JBJ의 데뷔를 기원하는 광고를 냈다. 이시다 씨는 “지금껏 JBJ를 위해 쓴 돈만 수천만 원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