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왕치산 체제로]시진핑, 국가-군사위 주석 재선출 찬성 2970 반대 0표 만장일치 통과… 왕치산, 은퇴 5개월만에 부주석 복귀 선임 반대 1표 나오자 회의장 술렁… 통상 갈등속 외교사령탑 맡을듯
○ “내가 실제 2인자” 과시 왕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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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왕 부주석이 투표할 때 나온 박수 소리가 시 주석 때보다 컸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 등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에 이어 8번째로 회의장에 등장했다.
왕 부주석의 이런 행동은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며 절대 권력을 거머쥔 시 주석과 이를 뒷받침하는 왕치산의 ‘시-왕(習-王)체제’가 본격 출범했음을 상징적으로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당 대회에서 7상8하(七上八下·68세부터 은퇴)라는 공산당 불문율에 따라 은퇴한 왕치산이 국가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시 주석 역시 나이 제한에서 자유로워졌다. 헌법에서 국가주석·부주석 임기를 삭제해 시-왕 동반 장기 집권도 가능해졌다. SCMP는 “이 강력한 2인조(powerful duo)에겐 어떤 제약도 없다”고 논평했다.
○ 시진핑과 인생 논한 반세기 인연
왕 부주석은 현재 일반 공산당원 신분이다. 최고지도부가 아니면서 국가부주석에 오른 매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왕치산에 대한 시 주석의 신임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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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베이징 시장대행으로 사스를 성공적으로 퇴치한 왕 부주석은 2009∼2012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 부총리를 맡아 수차례 미주 전략-경제 대화를 이끌었다. 그 전에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 부행장을 지내는 등 경제 통상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대미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그가 중앙외사영도소조 부조장(조장은 시진핑) 자격으로 시진핑 집권 2기의 외교 사령탑을 맡아 무역 문제 등의 미중 갈등 등 외교 난관을 해결할 ‘소방수’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7일 시 주석 재선 직후 “대국에 조타수가 없으면 안 되고 인민의 인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을 ‘인민의 지도자이자 국가의 조타수’로 불렀던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