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선 열병식] 창군 70년 대대적 홍보 예상 깨고 종료 4시간여 뒤 녹화중계 방송 “김여정-펜스 방한 염두” 분석… “제재완화 확산 노림수” 지적도
대외 선전 역시 ‘로키(low key)’였다. 지난해 열병식 때 40여 개사 외신 기자들을 초청했던 것과는 달리 외신 기자도 초대하지 않았다. 유튜브 생중계도 없었다.
당초 북한은 한국 일각과 미국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 진행되는 열병식을 비판하자 “국군의 날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해는 건군절 70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꺾어지는 해’(0이나 5로 끝나는 해)인 만큼 생중계로 핵무력 완성을 과시하는 등 대대적인 대외 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북한이 평창 참가를 계기로 여러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얻어낸 상황에서 더 큰 양보들을 얻어내기 위해 로키 카드를 유지하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창 이후 전반적인 제재 완화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발 자제로 또 다른 선전전에 나섰다는 것.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은 현재의 대북제재 완화 흐름이 나중에 끊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한걸음 물러서는 전략을 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형 무기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가장 최신형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열병식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의 의미를 마냥 축소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중계를 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인 한겨울에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한파 탓에 준비가 부족했고, 병력들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