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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사라진 베이징의 겨울 하늘… 오염규제 정책 약효

입력 | 2017-12-27 03:00:00

난방 가동후에도 이례적 쾌청
스모그 일수 4년새 58일→21일로… 中 5년째 강력한 대기오염 억제 실시
잦은 강풍으로 오염물질 분산도 한몫… 남부 쓰촨성 청두 등은 여전히 심각




지난해 12월 24일 희뿌연 스모그에 휩싸인 베이징 시내 도로(위쪽 사진)를 기억하는 베이징 시민들에게는 최근 파란 하늘이 이어지는 겨울 날씨가 이채롭게 느껴진다. 아래쪽 사진은 올해 12월 11일 베이징 톈안먼. 사진 출처 스자오중궈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대학생 왕모 씨(21)는 이달 마스크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왕 씨는 기자에게 “올해 겨울 들어 11월에 두 번 쓴 게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심각한 스모그를 참을 수 없어 거의 매일 마스크를 썼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베이징시가 지난달 난방을 시작한 뒤에도 이례적으로 스모그 없는 파란 하늘이 계속되는 상황을 시민들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의 발표 수치를 보면 최근 3주간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m³당 21∼98μg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PM2.5 농도가 m³당 100μg을 넘지 않으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본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징의 PM2.5 평균 농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떨어진 m³당 46μg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베이징시가 공식적으로 난방을 시작한 지난달 15일 이후 평균 PM2.5 농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m³당 93μg보다 크게 낮아진 m³당 38μg으로 나타났다. 이달 15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에서 심각한 스모그가 있었던 일수는 21일로, 4년 전인 2013년 58일에 비해 크게 줄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국의 강력한 대기오염 억제 정책과 올해 겨울 날씨의 특징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찬 공기가 유입돼 강한 바람이 자주 불면서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분산시켰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1년까지 중국 북부 도시의 70%를 석탄 난방에서 천연가스 난방으로 바꾸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오염규제 기준을 지키지 않은 공장들을 폐쇄하고 있다. 올해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약속한 스모그 억제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당국이 보다 강한 억제 정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이런 추세대로면 베이징시의 올해 PM2.5 평균 농도 목표인 m³당 60μg은 달성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이 파란 하늘을 누리는 사이 상하이(上海)와 중국 남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등 다른 지역은 여전히 스모그가 심각하다. 중국이 계획대로 2030년까지 PM2.5 평균 농도를 m³당 35μg까지 떨어뜨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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