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고용된 사람들/김도균 등 지음/316쪽·1만6000원·후마니타스
당장 임금 근로자는 안 힘드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자영업자를 둘러싼 지표는 심각한 경고음을 울린 지 오래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 평균소득은 임금 근로자의 약 60%밖에 되질 않는다. 1인당 빚도 더 많고, 노동시간도 더 길며, 갈수록 50대 이상 고령이 늘고 있다. 게다가 이미 알다시피 창업을 했다가도 2년 안에 40%가, 5년 안엔 70%가 폐업한다. 그런데도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3만6000여 개)보다 남한 땅의 ‘치킨 집’이 더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북쪽의 도발에 익숙해져버렸듯 ‘그게 어디 어제오늘 일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되묻는다. “자영업 문제는 한국 사회의 많은 모순이 집약된 축소판이다. 우리는 계속 이렇게 악순환을 거듭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너무나 얽히고설킨 난제라도 풀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뻔한 얘기지만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다시 세우고,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정비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그게 이 책이 지금 등장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