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가볼만한 농촌체험 관광지
《선선한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요즈음이면 불쑥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여행을 떠나 수확을 앞둔 들녘, 울긋불긋한 단풍처럼 완연한 가을 풍경을 즐기며 스트레스는 버리고 감성은 채우는 농촌 6차산업 명소를 들러보는 건 어떨까.
시골 농부가 운영하는 고즈넉한 펜션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산자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농원에서 수확 체험을 하며, 지리산 자락에서 대를 이어 술을 빚는 주조장에서 막걸리를 한잔하고, 아이들과 함께 만든 쿠키를 먹는 그런 여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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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 만들기 체험
경남 함안군 파밍하우스는 경남 최초의 곡물 체험 학습장이다. 아이들이 국산 밀과 쌀로 쿠키와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파밍하우스 제공
순수 국내산 곡물을 이용해 쿠키와 케이크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강의를 통해 올바른 식생활, 음식 소비 습관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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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 보며 마시는 꽃차(茶)와 허브향 막걸리
전북 남원시 운봉주조는 막걸리 제조 판매뿐 아니라 전통주 체험장을 마련해 놓고 술의 역사와 제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운봉주조 제공
철 따라 피는 향긋한 구절초 맨드라미 페퍼민트 캐모마일 꽃차(茶) 달이기, 농원에서 나는 산야초와 취나물, 오가피 등 유기농 채소를 이용한 자연요리 만들기 같은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등산로와 아기자기한 쉼터, 30평 규모의 숙박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이 함께하기에 적합하다.
전북 남원시 지리산 둘레길(운봉∼인월 제2구간) 부근에 자리 잡은 ‘운봉주조’는 1979년부터 대를 이어 발효주를 제조하고 있는 전통 있는 주조장이다.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생(生)쌀막걸리와 함께 로즈메리와 라벤더 등 지리산 허브를 활용해 독특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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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시음도 가능하니 지리산의 절경을 즐기다 이곳에 들러서 시원하고 맛 좋은 막걸리 한 사발로 갈증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 자연 휴양지로 거듭난 산 위의 농장
강원 평창군 흰구름산촌마을은 주변에 산이 많아 가을 산행과 단풍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맨손 송어잡기 등 농가 체험도 할 수 있다. 흰구름산촌마을 제공
아로니아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어 항암과 노화 방지에 좋은 베리류로 알려져 있다. 농원에는 200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대규모 펜션(4개동)도 꾸며져 있다. 산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가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이곳은 저기압과 고기압이 만나 인간이 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발 700m 높이라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아로니아 수확 체험이 진행된다. 갓 딴 열매로 만든 신선한 음료와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수확에서부터 가공,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농원 안에서 이루어진다. 수확 시기가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체험을 원한다면 사전에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강원 평창에 자리 잡은 ‘흰구름산촌마을’은 북동쪽에는 정개산, 동남쪽에는 백운산, 북쪽에는 삿갓봉이 있어 가을 산행과 단풍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민 100여 명이 협업해 운영 중이다. 눈개승마, 산마늘, 곰취, 개두릅 등 지천에서 나는 산채류를 채취해 장아찌를 만들어 보고 직접 띄운 메주로 장을 담가 보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농산물 수확, 쇠여물 먹이기 체험과 향토 음식 축제 같은 마을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농촌 숙박시설인 생활관과 생태체험관을 갖추고 캠핑서비스, 바비큐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펜션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다.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세트장, 약 5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룡동굴’ 등 볼거리도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