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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강신욱]뒷걸음질 치는 한국 스포츠

입력 | 2017-10-24 03:00:00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 단국대 교수

최근 대한체육회에서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스포츠과학지원 기능을 진천선수촌으로 이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메달에만 환호했던 1980년대로의 회귀다. 스포츠과학 연구를 국가대표 선수 지원 목적 아래에만 둔다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뿐만 아니라 스포츠 선진국을 지향한다. 스포츠 선진국은 국제대회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성별이나 소득, 개인적 환경에 차별을 받지 않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국가다. 미국 영국 일본 등 국민소득 상위 국가 대부분이 이를 지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체육 진흥을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체육 분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지만, 체육 영역으로만 한정되어 있어 안타깝다. 정보 공유가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지금, 이러한 한정된 체육정책은 그 동력과 실효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 타 영역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융합을 통하여 외연을 확장할 시점이다. 든든한 초석을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정책 추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 두 정부에서는 체육 분야 정책은 정체했고, 새 정부도 아직 체육정책에 미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문체부의 지원으로 한국스포츠개발원 등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러한 결과들을 담아 하루빨리 미래지향적 체육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국민 중 절반이 넘는 인구가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고,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육정보를 원하고 있다. 이는 스포츠과학의 기초연구를 통한 데이터 축적과 확산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에 무관심한 정부를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 체육을 아직도 국제대회 메달 기능으로만 한정해 보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38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스포츠개발원은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지원 외에도 스포츠과학의 체계적·종합적 연구, 국민체육 진흥을 위한 체육정책 개발 및 지원, 체육정보망 구축·서비스 지원 등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순기능을 유지해도 부족할 판에 국가대표 지원만으로 그 기능을 축소하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 단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