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인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미국 국적) 전 론스타 한국본부장이 잠적한 지 12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법무부는 21일 “도주 중이던 리 전 본부장이 최근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국내 송환을 위해 이탈리아 당국과 관련절차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리 전 본부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되파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론스타가 한국에 지사를 개설할 때부터 대표로 일하며 굵직한 투자 업무를 주도했다.
하지만 수사팀이 꾸려졌을 때는, 리 전 본부장이 종적을 감춘 뒤였다. 수사팀은 리 전 본부장이 수사 시작 전인 2005년 9월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또 리 본부장의 소재 파악을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 11년 동안 리 전 본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리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