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관리하는 기조실장에 임명
○ 문 대통령 인간적인 신뢰
서울대 법학과 78학번인 신 기조실장은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대학 동기다. 이들은 1984년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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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노무현 정부 때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문 대통령 밑에서 사정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신 기조실장은 맡은 일을 깨끗하게 원칙대로 처리했고, 문 민정수석은 이런 그의 인간됨에 깊은 인상을 받고 눈여겨봤다고 한다. 2005년 8월 사정비서관직을 떠날 때는 검찰로 복귀했던 다른 검사들과 달리 검사를 그만두고 김앤장법률사무소로 들어갔다. 친정인 검찰로 돌아가면 승진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라 당시 신 기조실장의 변호사행은 그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 일을 계기로 신 기조실장을 인간적으로 믿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주의적인 신 기조실장의 소신은 이번 대선에서 김앤장을 휴직하고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이어졌다. 내각 인선에서는 당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 국정원의 개혁 균형추 역할 기대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예산과 인사를 관장하기 때문에 과거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정치적 실세가 주로 기용됐다. 이명박 정부 초대 기조실장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발탁한 김주성 씨가 임명된 것이 한 예다. 코오롱그룹에서 30여 년 동안 일한 김 씨는 코오롱상사 사장을 지낸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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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 때문에 내부 개혁을 시작한 국정원에서 진보 성향 민간위원이 대거 포함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개혁위)와 국정원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율과 타율 개혁’이 혼재된 상황에서 현재 국정원 내부는 적지 않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고위직 인선이 끝남에 따라 서훈 국정원장은 개혁의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개혁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르면 다음 주까지 자체 조사에 나설 ‘적폐청산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정원 개혁 여론을 등에 업고 리모델링 수준의 국정원 조직 개편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취임 일성으로 ‘국내정보 담당관제(IO·Intelligence Officer)’ 전면 폐지를 들고 나온 서 국정원장은 국내 IO를 없애는 대신 사이버 분야 인원을 대폭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egija@donga.com·강경석·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