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주는 “걸그룹의 작업 요청도 많지만” 보이그룹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직 소녀 감성을 잘 모르는데다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조금 수월하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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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계 ‘숨은 실력자’ 음악프로듀서 김 태 주
비스트 ‘리본’ ‘섀도우’ ‘굿 럭’…
하이라이트 용준형과 함께 작업
원래는 가수가 꿈…번번이 고배
작곡하면서 음치인 걸 알았죠
음악프로듀서 김태주(28)는 가요계에서 ‘숨은 실력자’로 꼽힌다. 성과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룹 비스트의 히트곡 ‘리본’ ‘섀도우’ ‘굿 럭’ ‘12시30분’ 그리고 비스트에서 이름을 바꾼 하이라이트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 음원차트 혹은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오른 노래를 하이라이트의 용준형과 함께 만들었다.
김태주를 9일 서울 신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경연 포맷의 방송프로그램 출연 요청도 많지만 “평소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는 그는 “내 이름보다 내 음악이 많이 알려지는 게 좋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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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함께 작품 활동하는 용준형과는 경기 안양예고 때부터 10년지기다. 음악 취향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함께 습작하며 가까워졌다. 용준형은 고교 시절 연예계에 뛰어들었지만 김태주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오디션에서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작곡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음치란 사실을 알게 됐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이유가 다 있었던 거다. 하하.”
김태주는 초등학교 시절 H.O.T를 보며 가수를 꿈꿨다.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꼭 CD를 사서 모든 수록곡을 무한반복 들으며 깊이 빠져들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작곡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다운받은 작곡 프로그램으로 “취미삼아 독학해” 여러 편을 습작하기도 했다.
“어릴 때 좋아했던 가수들에게서 받았던, 멋있다고 느꼈던 감정들이 창작의 밑거름이다. 그 벅찬 감정을 내 노래를 듣는 사람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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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앨범을 내고 싶다”는 김태주는 “공감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모두들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내 음악이 그런 다양한 감정을 다스리거나 충족시켜주는 데 활용되면 좋겠다. 히트곡을 만들기보다 사람의 감정에 함께 하는 ‘공감의 음악’ 말이다.”
● 김태주
▲1989년 4월2일생 ▲2008년 안양예고 연극영화과 졸업▲비스트 1집 수록곡 ‘프리즈’(2011)으로 데뷔 ▲비스트 ‘리본’ ‘섀도우’ ‘굿럭’ ‘12시30분’, 양요섭 ‘카페인’, 하이라이트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 작곡 ▲2014년 용준형과 ‘굿 라이프’로 활동 ▲그룹 크나큰 프로듀서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