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돌풍에 기존 은행 긴장
케이뱅크가 출범 초기부터 흥행몰이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곧바로 더 나은 금리를 제시하는 상품들을 내놓으며 맞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점포 수를 줄이는 등 체질을 개선하고 디지털 인력을 양성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도 가동하고 있다.
○ 불붙은 ‘이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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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은 최근 무이자 상품까지 내놓았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의 10%(최대 200만 원)까지 연 0% 금리를 적용하는 ‘ZERO금리 신용대출’을 7월 말까지 판매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해 무이자 대출뿐 아니라 다양한 금리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케이뱅크가 출범한 3일 연 2.1% 금리를 제공하는 ‘더드림이벤트 시즌2’의 판매를 시작했다. 5월 말까지 ‘더드림 키위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0.9%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연 2.1%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최고 연 2.0%)과 적금(최고 연 2.20%) 상품도 내놓았다.
중금리 등에서 직접적 영향을 받는 저축은행들도 맞대응 상품을 선보였다.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간판 중금리 상품(사이다)보다 최저 금리를 1%포인트 낮춘(최저 연 5.9%) ‘SBI중금리 바빌론’을 최근 판매하기 시작했다. 웰컴저축은행도 모바일이나 PC로 20분 만에 대출받을 수 있는 최저 연 5%대 금리의 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 상품(그날 대출)을 내놓았다.
○ 몸집 축소 등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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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은행들도 점포 수를 줄여가는 추세다. 5, 6곳의 점포를 묶은 허브 센터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개로 전년 말보다 175곳이 줄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가장 적다.
시중은행들은 “점포 수 감축은 숙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모바일, PC 등 비대면 거래가 9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비싼 임차료 등 영업비용을 허비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영업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장기전 대비해 인력 양성
시중은행은 디지털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직접 인력을 키우는 인력양성에도 나섰다. 신한금융그룹은 9월 디지털금융공학과를 개설하는 내용으로 이달 말 고려대와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이 학과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 관련 전공을 배운다. 신한금융 직원 중 30여 명이 등록할 예정이다. 4학기가 끝나면 공학석사 학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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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mo@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