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잇달아 AI 접목
유통업체 간 인공지능(AI)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1번가가 선보인 챗봇 ‘바로’는 고객이 “자취용 압력밥솥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용량이 작은 제품을 보여준다. 제품의 특징과 차이점을 설명하고, 최종적으로 고객과 가장 잘 맞는 상품을 추천하며 관련 이벤트나 할인행사도 알려준다. 11번가 제공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R테크(Retail+Technology·유통과 첨단 기술의 결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30일 시작하는 봄 정기세일부터 AI 기술을 접목한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백화점은 이를 위해 고객 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를 자체 개발했다. 그동안 축적된 백화점 고객 500만 명의 구매 기록, 인적 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1인당 100개씩 선호 브랜드를 산출해내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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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한정석 고객기획팀 과장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국내 유통업체 중에는 처음 시도된다. 아마존의 상품 추천 서비스나 넷플릭스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와 유사한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도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대화형 상품 추천 서비스 챗봇 ‘바로’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챗봇이 일대일 채팅으로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챗봇 바로는 “자취용 전기밥솥 추천해 줘”라고 말을 걸면 “용량이 작은 상품으로 보시는 군요”라며 말 속에 숨은 의도를 읽고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고객이 입력한 검색어의 표현이나 형태가 기존 데이터와 다르더라도 유사한 유형을 찾아 적절한 답을 하는 ‘워드 임베딩’ 기술이 적용됐다. 챗봇 바로는 앞으로 노트북, TV, 냉장고 등 가전, 디지털 제품 분야에서 전문 상담원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평일 업무 시간에만 가능했던 채팅 상담 서비스가 24시간 가능해졌다.
이현아 SK플래닛 컨버세이셔널커머스본부장은 “챗봇 바로 도입으로 24시간 ‘맞춤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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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도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쇼핑 어드바이저’(가칭)를 개발하고 있다. IBM의 AI ‘왓슨’을 이용한 서비스로 현재 한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음성이나 문자메시지로 상품 추천, 매장 안내 서비스를 하게 된다.
실제 구매 데이터 외에도 최근 유행이나 트렌드 등도 분석 대상에 포함시켜 “요즘 비슷한 연령대 사이에서 이 옷이 유행이다” “요즘 드라마에 나와 인기를 끄는 스타일이 있다” 등 실제 백화점 직원 수준의 응대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백화점 측은 “백화점에 우선 도입한 뒤 그룹 내 유통 계열사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