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입장 표명’ 질문에 “적당한 때가 있을것” 밝혀 ‘전혀 생각없다’던 입장 달라져 새누리, 反文연대 구심점 기대… 문재인 “용납하기 힘든 일” 견제
황 권한대행은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참석한 뒤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띠며 이같이 말했다. 여전히 모호하긴 하지만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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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되면 이른바 ‘태극기 민심’이 결집하면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새누리당은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황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반(反)문재인 연대’가 결성될 수도 있다는 게 여권의 속내다.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지역민들이 (황 권한대행을) 메시아처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황 권한대행이 결국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탄핵심판 이전에는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여론을 우려해 출마 선언이 어렵고, 탄핵안이 인용되면 현 정부의 상징적 인물로 지목돼 정권교체 프레임에 갇히는 이른바 ‘황교안의 딜레마’를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황 권한대행을 비판하며 견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외부자들’과의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나선다면 용납하기 힘든 일”이라며 “국정이 중단될 수 없으니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 건데 대선에 나서서 ‘권한대행의 대행’을 구해야 한다는 것은 체면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한 ‘반문 연대’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목소리가 많다. 먼저 바른정당이 연일 황 권한대행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총체적 난국을 관리해야 하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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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weappon@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