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600만 돌파 이계벽 감독 “뿌리는 스릴러이지만 코미디 체질, 스토리 탄탄… 유해진씨 힘도 컸죠”
이계벽 감독은 진지하면서도 무척 낙천적인 성격이었다. 그는 힘들었던 10년의 공백기를 언급하면서 “그래도 30대 중반에 영화 연출을 할 수 있었으니 난 ‘럭키’한 사람이었다”며 웃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개봉 23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럭키’의 이계벽 감독(45)을 7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났다. ‘럭키’는 한국 코미디 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기록 중이다. ‘코미디 영화의 전성기는 지났다’ ‘흥행이 안 된다’는 분위기 속에서 일군 성과라 더 주목받고 있다.
감독은 11년 전 ‘야수와 미녀’라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156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코미디 장르로, 첫 연출작 치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럭키’하지 못한 공백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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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 모두 코미디지만 그의 ‘뿌리’는 스릴러에 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년)을 통해 처음 영화 연출부에 발을 들였고, ‘올드보이’(2003년)에선 조연출을 맡았다.
“제 현장 스타일은 박찬욱 감독님을 따라 하는 거예요(웃음). 철저하게 준비하고, 스태프를 편안하게 해주는 거요. 얼마 전에 감독님께 전화를 걸었더니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 장난 섞인 격려를 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처음부터 스릴러보다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 “진지한 건 못 견디는 성격이거든요. 스릴러와 코미디는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벗어난다’는 틀이 비슷해요. 다만 스릴러는 그 과정이 무서운 거고, 코미디는 웃기는 거고요.”
배우 유해진 주연의 ‘럭키’. 용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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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애정도 줄곧 드러냈다. “요즘 시간강사로 대학에 강의를 나가는데 코미디 시나리오를 가져오는 학생들이 전혀 없어요. ‘럭키’ 흥행으로 ‘아, 코미디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