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산업, 해외 의존도 심각
○ 외국 업체만 배불려
삼성전자가 2014년 8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외부 소재를 금속(메탈)으로 바꾸기로 최종 결정한 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일본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 화낙이었다.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에 공작기계 수치제어장치(CNC) 2만 대를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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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분야도 마찬가지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업체들이 2차전지 배터리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핵심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크다. KDB산업은행이 2014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산화율은 음극재(2%), 분리막(37%), 양극재(57%), 전해액(75%) 수준이다. 이 수치는 현재까지도 큰 변동이 없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제조기술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소재 핵심 기술은 선진국 대비 30∼40% 수준”이라며 “주요 소재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2차전지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일본 업체에 대한 종속도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 장기적인 투자-과감한 인수합병에 나서야
부품, 소재, 장비 산업 경쟁력을 단기간에 높일 수는 없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면 선진국과의 간격을 어느 정도 좁힐 순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포스코는 ‘소재보국(素材報國)’을 목표로 2010년 2차전지 핵심소재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올해 2월에는 아르헨티나에 리튬 추출 공장을 착공했다. 음극재 관련 계열사 포스코켐텍은 7월 공장을 증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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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처럼 기술 수준이 높은 해외 기업을 적극적으로 M&A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부품, 소재, 장비업계는 투자 여력이 없는 국내 중소·중견기업 위주여서 해외 기업 M&A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관련 제품을 납품받는 대기업과 함께 M&A에 나서면 ‘윈윈’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지현·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