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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에 가까운 욕망, 全출연진이 신들린 연기로 빛내

입력 | 2016-07-22 03:00:00

데블 인사이드




연극 ‘데블 인사이드’에서 슬레이트 부인(오른쪽)이 살해된 남편의 발목을 아들과 그의 친구에게 보여주며 복수를 주문하고 있다. 맨씨어터 제공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 가끔 이 문구를 떠올릴 때마다 그 통찰력에 무릎을 친다. 김광보 연출의 신작 연극 ‘데블 인사이드’ 역시 비슷한 메시지를 던진다. ‘인생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 그 자체다.’

김광보는 동아연극상 등 국내 주요 연극상을 다수 수상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진 연출가다. 등장인물은 총 6명이다. 14년 전 다이어트를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 포코노의 깊은 산속을 산행하다가 발목이 잘린 채 살해된 한 남성의 죽음과 얽힌 사람들이다. 남성의 아내인 슬레이터 부인(우현주)과 아들 진(이창훈), 남성을 살해한 칼 교수(김태훈)와 그의 아내 빌리(정수영), 칼 교수를 광적으로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케이틀린(이은)과 브래드(구도균)….

하나같이 속된 말로 ‘또라이’에 가깝다. 각기 다른 이유지만 악몽 환멸 트라우마에 시달려 온 이들은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자기만의 시선으로 남을 오해해 저주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다. 또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 그래서일까. 한 발자국 떨어져 이들을 보는 관객 입장에선 이들의 슬픔과 고통, 집착이 그저 우스운 코미디 같다.

러닝타임 내내 1분도 허투루 버릴 수 없는 건 출연배우 전원의 밀도 있는 연기력이다. 모두가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캐릭터에 100% 몰입해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다. ‘데블 인사이드’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3만5000∼5만 원. 02-3443-2327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