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연구실장
장례식은 7월 8일 오후 상하이에서 열렸다. 한때 2000명에 이르렀던 교민이 500명 아래로 떨어진 시점이었지만 조문한 사람이 270명, 장지에 모인 사람이 백수십 명에 달했다. 교민사회 전체가 장례를 치른 것이다. 하관에 앞서 열린 추도식에서 당시 임시정부 주석 홍진이 개식사를 하고 조완구가 김가진의 역사를 설명했다. 이발과 안창호 두 사람이 추도사를 했다. 사실상의 ‘대한민국임시정부장(葬)’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순국 94주기가 되는 김가진은 아직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독립운동가가 아니다. 그래서 그의 유해는 아직 차디찬 이국땅에 묻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김가진에 대한 서훈을 ‘보류’하고 있다. 남작 작위를 받는 등 생전에 일제에 협력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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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뚜껑을 닫을 때 비로소 한 사람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란 말이 있다. 국가보훈처의 처사는 김가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평가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가 순국하고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유해는 아직 상하이에 있다. 이제 그의 국내 봉환을 추진해야 한다.
박덕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