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사이트 만들어 히트… 만남 주선 5년간 1만명 3년전 ‘보증금 1만원’ 유료화… “소개 안해준다” 고발에 사기 입건
2013년 한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미지의 소개팅’. 당시 이 방송은 이 사이트가 20대 청춘들의 새로운 만남 주선문화라고 소개했다.
반응도 좋았다. 처음 진행한 단체 소개팅에서 10여 명을 주선해줬다. 소속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시작했지만 대한민국 청춘남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소개팅 주선을 받은 인원만 1만 명이 넘는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그의 사업을 조명하기도 했다.
참가한다고 해놓고 나오지 않는 이가 많아지자 2012년 12월부터 보증금 1만 원을 참가 조건으로 내세웠다. 욕심이 컸던 것일까. 씀씀이가 커지면서 생활비가 부족했다. 한두 번 보증금을 받고도 소개팅을 주선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 2014년 6월부터 768명의 청춘들이 조 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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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처럼 여러 번 보증금을 낸 경우도 있어 피해자들의 총피해액은 980만 원에 이르렀다. 조 씨는 이들의 신고로 경기 과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 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미소팅처럼 최근 들어 간단한 자기소개만으로 소개팅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블라인드 소개팅 사이트’가 증가하고 있다. 주선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음 만남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이 반영된 새로운 풍속인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만남 주선 업체라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청춘들의 낭만적인 만남을 악용한 신종 범죄인 셈”이라며 “신종 소개팅 사이트가 증가하고 기업화될 경우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