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홍차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17세기 영국에선 커피하우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남자들은 몰려다니며 술을 마시고 커피하우스에서 커피로 해장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남성 중심의 커피하우스 문화에서 소외된 여성들은 1674년 술이 아니라 커피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엉뚱하게 커피가 남자들을 성적으로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주장에 남자들은 오히려 힘이 넘친다고 반박했다. 어이없지만 인쇄물까지 동원했으니 당시엔 꽤 뜨거운 논쟁이었던 것 같다.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해 아침밥 대신 시리얼이나 커피로 때우는 젊은이들이 많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시리얼 회사의 창립자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만 미국의 찰스 윌리엄 포스트는 원래 커피를 몸에 해로운 마약이라고 주장하는 자극적인 광고를 내고 커피 대용 음료인 포스텀을 팔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공공연히 마셨으니 커피의 낭만을 혼자 즐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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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