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승부수 던지는 文대표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안 의원에게 집요하게 매달리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대응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 문, 위기 극복 카드는 언제나 ‘안철수’?
여기엔 야당의 복잡한 정치 지형이 고려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야당의 두 축인 호남권 비주류나 486그룹의 혁신 이미지가 퇴색한 상태에서 중도 성향의 ‘안철수’ 카드는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문 대표 처지에서 여전히 대중적 인기가 높고 상대적으로 ‘여의도 정치’에 덜 물든 안 의원이 유일한 해법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安 측, “너무 속 보이지 않나”
문 대표가 안 의원의 혁신안 수용을 선언한 것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우선 자신의 ‘마이 웨이’에 대한 안 의원과 비주류 측의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다. 나아가 안 의원이 설령 탈당하더라도 그 명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혁신안에 담겨 있는 ‘부패 혐의자 당원권 정지’ 조항 등은 양날의 칼이다. 당내에서는 “안 의원의 혁신안을 명분 삼아 박지원 의원이 첫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대표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와 가까운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안 의원 측은 “정작 혁신안을 내놓을 때는 미온적이더니, 이제 와 수용한다는 것은 너무 속 보이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항의하는 의미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지만 비주류 의원 회동에는 참석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비주류 측 정무직 당직자들의 연쇄 사퇴설도 나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