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쿡방’ 제살깎기
지상파, 종편, 케이블에서 방영 중인 요리 프로그램들. 위부터 올리브TV·tvN ‘아바타 셰프’, SBS PLUS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각 방송사 화면 캡처
새로 시작한 쿡방의 부진한 성적이 그 방증이다. tvN·올리브TV는 11일 ‘아바타 셰프’를 시작했고 SBS PLUS는 지난달 17일부터 이연복 셰프 등 오랜 경력의 중화 요리사 4명이 대결을 펼치는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프로들의 시청률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아바타 셰프’는 셰프가 요리를 만드는 대신 일반인 출연자에게 원격지시를 내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엇박자를 재미의 포인트로 삼았다. 하지만 셰프와 요리 초보자의 구도는 이미 ‘집밥 백선생’ 등 여러 프로에서 활용하고 있다. 아바타 콘셉트 역시 2010년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뜨거운 형제들’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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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야생요리를 만드는 MBN의 ‘야생셰프’가 2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고 올리브TV는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4를 1년 반 만에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쿡방 같은 특정 소재를 다룬 프로그램이 넘쳐날 경우 해당 프로그램들이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한 트렌드가 공급 과잉이 되면 사람들이 이내 싫증을 느끼면서 트렌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몇 년 전 오디션 프로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고 최근에는 쿡방에서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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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