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년간 마당극패 정체성 계승… 연습장 없어 폐교-빈건물 전전해와 시민들 대상 ‘우금치 지킴이’ 결성… 2015년말까지 공사기금 2억원 모금나서
우금치 단원들은 상설 연습장을 위해 개인 집 담보대출과 은행 빚 등으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허름한 건물을 구입했으나 내부 공사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공연 직전 우금치 단원들의 모습.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1990년 창립된 우금치는 단원 20명으로 춤과 가락, 소리가 어우러진 신명난 마당극패로서 우리 연극의 정체성을 계승해 왔다. 그동안 35편의 창작으로 매년 100여 회 이상 전국순회공연을 해왔으며, 1992년 전국민족극한마당 최우수작품상을 시작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특별상(1997년), 창작국악극대상 대상(2015년)에 이르기까지 대전시민들에게는 자부심으로도 여겨져 왔다.
하지만 창립 25년이 됐는데도 마땅한 연습장 없이 중구 선화동, 동구 하소동, 유성구 대동 등 빈 건물과 폐교 등을 전전해왔다. 한때는 산속 깊은 곳에 가건물을 짓고 연습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구 대흥동 중부경찰서 인근의 10년간 폐건물로 방치돼 있던 옛 교회건물(대흥동 489-1)을 단원들의 집 담보 대출과 은행빚으로 매입했다. 하지만 건물이 낡은 데다 전기시설 등도 여의치 않아 내부공사가 필요하지만 공사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들은 시민을 대상으로 ‘우금치 지킴이’를 결성해 올해 말까지 기획공연 및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온라인 모금 등으로 공사기금 2억 원을 조성해 우금치가 안정적으로 연습과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7일에는 현장에서 공사기금 마련을 위한 ‘터닦음’ 공연도 갖기로 했다.
우금치는 기금이 마련되면 1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 커뮤니티 및 교육공간으로, 2층은 공연 및 연습공간, 3층은 사무 및 생활공간, 옥상은 소품제작 및 소품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류기형 대표는 “경남 밀양 연희단거리패의 밀양연극촌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며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오랜 염원이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추진위원인 신명식 푸른치과 원장은 “계획대로 진행되면 대전에도 유일한 마당극장이 생겨 마당극의 저변 확대와 지역을 대표하는 연극센터로 풀뿌리 지역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또 “후원자는 건물 벽에 이름을 새겨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터닦음’ 공연에는 함순례 씨의 시 낭송, 정진채의 노래, 장서윤의 소리, 김기화의 태평무, 최원영의 가야금 연주 등이 펼쳐진다. 문의 마당극패 우금치 042-934-9394.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