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사진이라곤 해도 흔히 보는 아이들 사진과 다를 게 없다. 한복 입은 삼둥이, 욕조에서 노는 삼둥이, ‘먹방’ 하는 삼둥이 등. 연하장 대신 주변에 돌릴 생각으로 아빠가 직접 만든 달력인데 방송에 나간 뒤 구입 문의가 빗발쳤다. 그러자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하고 작년 말 온라인 예약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의젓한 대한, 애교 만점 민국, 장난꾸러기 만세. 각기 다른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아이들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에 열광한다. 그 덕분에 삼둥이는 스마트폰, 카드 회사 등 광고계의 블루칩 모델로도 떠올랐다. 양육 부담으로 자식 하나 낳아 키우기도 힘든 현실에서 천진난만한 삼둥이와 뒹굴며 얼굴 가득 행복 미소가 떠나지 않는 연예인 아빠의 일상이 부러운 것일까. 가족 해체 시대에 훈훈하고 따뜻한 가족의 일상을 대리 만족으로 즐기고 싶은 것일까. 젊은 사람들이 자기 아이는 안 낳으면서 남의 집 자식들에게 열광하는 것도 묘한 역설이다.
광고 로드중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