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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순활]자유경제원의 약진

입력 | 2014-12-08 03:00:00


자유경제원은 최근 웹사이트 분석업체 랭키닷컴이 조사하는 경제연구소 홈페이지 방문자 순위에서 삼성경제연구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작년만 해도 10위권 밖이었다. 연구 및 행정 인력을 합해 13명에 불과한 연구소가 인원과 예산이 훨씬 많은 대다수 민관(民官) 연구기관을 제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소가 출간한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는 올해 출판부문 시장경제 대상(大賞)과 우수상을 받았다. 언론에서 인용하는 빈도도 크게 늘었다.

▷관료주의 풍조에 물든 상당수 싱크탱크와 달리 현진권 원장, 최승노 부원장, 권혁철 박사 등 자유경제원 구성원들은 각종 이슈에 기민하고 열정적으로 대응한다. 토론회, 언론 기고, 인터뷰, 성명서, 집회, 페이스북을 통해 활발하게 목소리를 낸다. 김종석 안재욱 민경국 김영용 교수, 복거일 남정욱 작가, 박성현 변희재 씨 같은 사회운동가, 김소미 조윤희 교사 등 각계의 자유주의자들과 공유하는 ‘동지적 연대’도 만만찮은 자산이다. 경제나 이념 분야에서 반(反)자유주의 한계가 속속 드러난 것도 약진의 한 원인이다.

▷요즘 이 연구소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이끌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세상읽기’를 전파하는 데 힘을 쏟는다. 젊은 자유주의 필진의 글을 늘리거나 대학생 칼럼 대회, 고교생을 위한 강연회를 개최한다. 올해 4월 취임한 현 원장은 “인류의 번영과 대한민국의 부국(富國)을 가져온 자유주의가 젊은 세대와 동떨어져 존재해서는 안 된다”면서 ‘쉽고 감성에 와 닿는 방식’을 강조한다.

▷전체주의 풍조가 득세하는 국가는 반드시 쇠락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잘못된 이념이 공동체를 몰락으로 이끌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것은 지식인의 책무다. 자유경제원의 급부상은 자유주의도 가치의 실현을 위해 치열하게 고심하고 노력하면 대중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대착오적 좌파 전체주의자들이 사회 곳곳에 강력한 진지(陣地)를 구축한 현실에서 ‘행동하는 자유주의’의 바람이 확산될 때 한국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