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국산 무기 허술한 성능시험
○ 시험발사 ‘프랑스 55회 대 한국 7회’
4일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실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등 방위산업 선진국은 하나의 무기를 개발하는 데 평균 24회 이상의 시험발사를 거치지만 한국은 평균 6회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개발을 위해 27발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RAM-1’ 함대공 미사일은 24발, ‘ESSM’ 함대공 미사일은 15발의 성능시험을 거쳤다. 한국에도 배치된 요격 미사일 PAC-3도 15발의 시험발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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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미스트랄을 개발하기 위해 시험발사를 총 55회나 했다. 한국은 미스트랄과 비슷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개발하는 데 7발의 시험발사만 거쳤다. 미스트랄과 비교하면 시험발사 횟수가 8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대공 미사일 ‘천궁’도 7발, 대함(對艦) 어뢰 백상어는 6발만 쏴보고 실전 배치했다. 대잠(對潛) 어뢰 ‘홍상어’는 4발을 쏘는 데 그쳤다.
○ 양산 도중 결함 발견된 홍상어
2009년 실시한 4발의 시험평가에서 3발을 명중시킨 홍상어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양산에 들어갔다가 결함이 발견돼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홍상어는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로켓추진 장치로 공중으로 발사된 뒤 바다로 다시 들어가 적 잠수함을 타격하기 때문에 적이 탐지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당시 이 같은 방식의 어뢰 개발은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라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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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원은 “무기체계의 불량은 연습 상황에서 발견되면 추후 개선하면 되지만 실전 상황이라면 적에게 당할 수 있다”며 “정밀무기는 아니지만 지난달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벌어진 남북 경비정 충돌 시 함포탄 불발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 생존과 직결되는 첨단 무기의 정밀성
현대전은 지상전 중심이 아닌 첨단무기의 전쟁이라고 불린다. 미국도 2번의 이라크전쟁에서 정밀 유도무기로 초반에 적 주요 시설을 공격해 승리를 거뒀다. 유도무기의 정밀도는 전쟁에서 승리뿐 아니라 아군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국산 정밀 유도무기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81% 정도로 세계 10위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신뢰할 만한 수준의 시험발사 없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왔다고 평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감한 정밀 유도무기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시험발사 횟수가 보장돼야 결함을 조기에 발견해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THAAD도 27번의 시험발사 중 6번의 실패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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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