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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부친의 對美로비회사, 아직 활동중”

입력 | 2014-10-20 03:00:00

코리아게이트 주역 박동선씨
“日정-재계, 1970년대부터 합동로비… 위안부 등 왜곡된 주장 美에 퍼뜨려”




“일본이 미국 로비에 쏟아 붓는 돈은 매년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1970년대부터 이미 정치권과 경제계가 합동으로 미국 로비를 펼쳐왔다.”

코리아게이트의 주역 박동선 씨(사진)는 1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일본의 미국 로비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은 최근에도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 과거사 책임을 외면하면서 자국의 입장을 워싱턴 정가에 관철하기 위한 강력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 ‘한국은 언제까지 사과를 반복하길 요구하나’ ‘한국 피로감(Korean Fatigue)’ 같은 정서가 미국에 퍼진 것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 이후 더욱 강화된 미국 로비의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80년대 초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일본 외무상이 직접 일본을 대표하는 로비회사를 세웠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그는 자민당 정조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시 최대 현안이던 대미 무역마찰 해소를 위해 자비(自費)로 로비회사 설립에 나섰고 그 과정을 박 씨가 자문했다. 지금도 이 회사는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 씨는 “아베 총리는 부친인 아베 신타로 당시 의원의 보좌관으로 대미 외교를 직접 목격한 경험 덕분에 미국 로비의 속성과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안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외교란 인간관계와 마찬가지여서 짧은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한국도 미국을 상대로 문화외교를 비롯한 민간교류로 인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아게이트는 1976년 박 씨가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배후에 한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정치적 문제로 불거진 일을 말한다. 미국은 한국 배후론을 입증하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고 박 씨도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다. 박 씨는 “일본보다 50년 뒤진 한국이 경제적으로 거듭나려면 미국 사회 깊숙이 들어가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멕시코를 비롯해 중남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을 컨설팅하는 파킹턴 인터내셔널 회장을 맡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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