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타수 8안타 ALCS 최우수선수 선정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차지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포스트시즌 진출팀 중 최약체라는 당초 평가와는 달리 8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미러클 로열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로열스는 16일(한국시간) 카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4차전에서 2-1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제압하고 스윕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3번타자로 출전한 로렌조 케인(28)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ALC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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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케인의 연봉은 54만6000달러(약 5억8000만원).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활약은 연봉 2000만 달러가 넘는 초특급 스타들을 능가했다.
1986년 조지아주 벨도스타에서 태어난 케인은 4세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란 케인은 16세 때까지 야구 글러브조차 없었다. 농구 팀에 뽑히지 못해 야구를 시작하게 된 케인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탈라하시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했다.
200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그는 밀워키 브루어스에 지명됐다. 17라운드에서 뽑혔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선수였다. 마이너리그 생활 5년이 넘도록 빅리그 승격은 꿈도 꾸지 못했다. 2010년 7월 마침내 브루어스 로스터에 합류해 43경기에서 타율 0.306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해 말 단행된 트레이드를 통해 로열스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트레이드 상대는 잭 그레인키(현 LA 다저스)와 유니에스키 베탄코르트(현 오릭스 버팔로스)였다. 케인은 현재 로열스의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는 알시데스 에스코바르와 함께 팀을 옮겨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게 됐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던 그가 팀의 주축 선수로 도약한 것은 2013년부터. 도루 능력이 탁월한 재러드 다이슨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였다.
2014년은 팬들에게 케인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한 해였다. 정규시즌에서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46타점, 55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인사이드파크 홈런 1개를 포함해 5개의 홈런을 치는 데 그쳤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3루타 4개, 2루타 29개를 기록했다. 주로 7번 타순에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즌 막판부터 3번타자로 중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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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 나갔다. 1승만 더 추가하면 2010년 이후 짝수 해에 3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게 된다. 만약 자이언츠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하면 와일드카드 팀끼리 월드시리즈 패권을 놓고 싸우게 된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