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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제재 담당자 방한… 한국 협조 구할듯

입력 | 2014-07-29 03:00:00

위성락 駐러대사 “한국 동참계획 없다”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압박을 모색하는 가운데 대(對)러시아 제재를 담당하는 책임자가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부는 28일 “피터 해럴 미국 국무부 금융제재 담당 부차관보(사진)가 29일 한국에서 이란 및 러시아 제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럴 부차관보는 외교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연쇄 접촉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이란 핵협상 타결 시한이 4개월 연장됨에 따라 원유 수출 대금의 추가 동결 해제 등 이란 제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것이 주요 방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올 초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에 이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친러시아 반군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격추돼 대러 제재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해럴 부차관보가 한국에도 제재 동참을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른 당국자는 “해럴 부차관보가 신규 대러 제재의 동향과 내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며 “한국이 대러 제재에 참여할지는 아직 쟁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러 협력,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러시아와의 공조가 필요한 한국 정부로서는 대러 제재에 선뜻 동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주러시아 대사는 “한국은 서방 국가들이 내건 러시아 제재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25일(현지 시간) 위 대사가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러시아를 상대로 그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해외 기업들과 협력하기 때문에 (제재의 여파가) 일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