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량 일본 등에 의존… 年 6000억 규모 수입 대체 효과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중소기업 및 연구진과 손을 잡고 세계 최초로 ‘8세대급 디지털 노광(露光)기’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TV, 노트북,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사용되는 핵심 장비인 노광기는 지금까지 전량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입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코아시스템즈, 연세대 등 21개 국내 대·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공동연구 끝에 이 장비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노광기는 필름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포토마스크에 빛을 쪼이는 장치다. 노광공정은 평판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공정이다. 기술 수준이 높고 외국 장비 기업의 엄격한 기술보안으로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했던 디스플레이 제작 장비였다.
특히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노광 기술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 방식인데다 55인치 텔레비전 디스플레이 6장을 생산할 수 있는 8세대급 대형 유리 기판에 회로를 설계할 수 있어 기존의 아날로그 기술보다 공정기간을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개발로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