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논설위원
걸핏하면 불법으로 치닫는 과격시위가 반복되는 것은 잘못된 학습효과 때문이다. 경찰과 검찰이 사법처리를 해도 판사가 영장 기각이나 무죄 판결, 또는 하나 마나 한 처벌로 풀어주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해외 원정 시위’에서는 그 나라 경찰의 엄격한 법 집행이 무서워 몸을 사리는 사람들이 한국에만 돌아오면 거리의 무법자로 활개를 친다.
허위의식과 위선도 한국의 사회적 자본을 잠식하고 미래를 갉아먹는 요인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신부가 소속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과거 ‘김현희 가짜몰이’라는 거짓선동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 사사건건 한국 정부를 비난하면서 북한에 가서는 “김일성 주석의 영생을 빈다” “김정일 장군님, 조금만 오래 사시지, 아쉽습니다”라고 말한 신부도 있다. 뒤틀린 세상읽기를 강요하는 장(場)으로 신성한 미사 강론을 악용하는 일부 사제 때문에 고민하거나 아예 성당에 나가지 않는 신자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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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의 정략적 비호에 힘입어 언론권력으로 자리 잡은 포털 중심의 여론 생성 및 확산 구조도 떼법과 위선, 허위의식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포털의 뉴스 편집은 지금도 좌편향 구조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적 각성이 진행되면서 막강한 포털 권력이 흔들리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재야(在野) 우파진영 지식인 운동가들의 활동이 눈에 띈다. 탄탄한 논리와 팩트로 무장한 이들은 칼럼, 트위터, 유튜브 영상, 공개 강연, 방송을 통해 노골적 친북세력, 생활은 자본주의에 젖었지만 말과 인식은 딴판인 ‘패션 좌파’, 입으로만 우파를 내세우는 ‘사이비 웰빙 우파’의 허상을 파헤친다. 올해 하벨상을 받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요덕 스토리’ 연출자인 정성산 영화감독,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같은 탈북 지식인들은 북한 주민의 참혹한 실상을 전하면서 안보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자유통일 세계시장을 기치로 내걸고 우리 사회 일각의 허위의식과 대결하는 남북한 출신 애국운동가들의 반격과 투쟁은 상당수 국민의 호응을 받으면서 여론의 지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일부 세력의 살해 협박이나 방송 출연 제한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맞서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타협과 소통은 중요하다. 하지만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떼법이나 허위의식에 야합하거나 굴복하는 것은 바람직한 타협도, 소통도 아니다. 제대로 된 국가와 사회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상식과 사실의 토대 위에서 치열한 정책 공방이 이뤄지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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