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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1월 3중전회, 경제-사회 고강도 개혁 예고

입력 | 2013-10-28 03:00:00

싱크탱크 DRC ‘383 개혁안’ 공개… 농민에 토지처분권 부여 불만 해소
부패방지위해 공무원 연금도 신설… 위정성 상무위원 ‘정치 배제’ 시사




중국이 경작권만 갖고 있는 농민들에게 토지를 처분할 수 있게 하고 부패를 막기 위해 공무원 연금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383 개혁안’을 다음 달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제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 작성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겸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주도했다.

383 개혁안은 정부 기능 전환과 시장경제 완성, 기업시스템 개혁을 위해 정부와 시장, 기업 등 3자가 삼위일체가 돼 8대 개혁 부문을 개혁하고, 이를 위한 3가지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시진핑 정부가 제시한 ‘2020년 소강(小康·그럭저럭 먹고살 만함)사회 건설’을 위한 실천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8가지 개혁 부문은 행정 관리 체제, 독점 산업, 토지제도, 금융시스템, 재정 및 세제, 국유자산 관리, 창의력, 대외 개방이다. 개혁의 돌파구는 산업별 진출입 확대로 외부 투자자를 유인해 경쟁을 강화하고 사회보장체제를 바꾸며 시골의 집체(集體)토지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마련할 계획이다.

집체토지 문제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군중시위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질적 환부로 알려져 있다. 집체토지는 1970년대부터 중국 정부가 농민에게 경작권을 위임한 땅이다. 경작권만 갖고 있다고 하지만 40년가량 세월이 흐르다 보니 해당 지역 농민들은 소유권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국가나 지방정부 소유이다. 따라서 해당 기관이 땅을 임의로 처분할 때마다 보상을 요구하는 농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전연구중심은 집체토지를 일정한 조건 아래 농민들이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이번에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또 보고서는 국유기업 개혁을 위해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정부 통제를 완화하고 전력회사를 추가로 설립하며, 철도 산업의 진출입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공무원 연금제도도 제안했다.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 퇴임하면 많은 연금을 주는 구상으로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다.

위정성(兪正聲)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26일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난닝(南寧) 시에서 열린 제9차 양안경제무역문화논단에 참석해 “3중전회에서 개혁에 대한 대대적인 추진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개혁의 범위와 세기가 전례 없는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주석은 경제와 사회 부문에서 개혁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안팎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치 개혁은 사실상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