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결혼한 커플 버니 블루엣과 밥 험프리스의 젊은 시절 모습.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여자친구 버니 블루엣(87)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험프리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 험프리스가 보낸 편지는 블루엣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커플의 교제를 반대했던 블루엣의 부모가 중간에서 가로채 버린 것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블루엣이 14세, 험프리스가 16세 때였다.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했고, 키스조차 하지 않았지만 함께 평생을 보낼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험프리스가 입대를 하게 됐고, 블루엣은 영국 공군 간호병으로 복무했다. 블루엣의 부모가 편지를 숨기기 전까지 두 사람은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이어갔다.
이후 연락이 끊긴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난 후 험프리스는 영국에서, 블루엣은 뉴질랜드에서 각각 다른 배우자와 결혼했다.
하지만 블루엣의 딸이 영국으로 가 험프리스를 찾아냈고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70년 만에 재회한 뒤 오는 20일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