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일주일 뒤 안희정 현 충남지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우리는 폐족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폐족(廢族)은 조상이 큰 죄를 지어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을 뜻한다. 당시 민주당은 530만 표라는 역대 최다 표차로 졌다. 사실상 노무현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좌희정 우광재(이광재 전 강원지사)’로 불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그렇게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했다.
‘폐족’이라고 자세를 낮추던 친노(親盧)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모바일 투표를 통해 친노 진영의 좌장인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을 당 대표로 세우더니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문재인 의원을 대선후보로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대선 결과는 연패. 그럼에도 아무런 반성 없이 막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부르면서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라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 논란이 가까스로 봉합된 지 하루 만이다.
문 의원도 9일 “지난해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고 그 혜택을 박 대통령이 받았다”고 말해 대선 결과 불복이 친노의 공통된 인식임을 보여줬다. 친노 진영의 대선 불복 분위기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감지됐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가 4월 대선 패배의 책임자로 친노 인사들을 지목하자 이들은 득달같이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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