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5차 전략경제대화… 탄소배출 감축 5개항 합의
‘북한 핵은 협조, 사이버해킹과 인권은 팽팽.’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10,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제5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양국은 북핵에 공조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4차 S&ED는 지난해 5월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미국 대사관 피신 문제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올해 대화에서는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비핵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사이버 해킹과 인권 문제에서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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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최대 현안인 사이버 해킹을 비롯해 중국 인권 및 경제개혁, 영토분쟁 등 다른 문제에서는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노골적 ‘사이버 절도(cyber theft)’는 도를 넘어선 것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주제넘은 얘기인지는 몰라도 중국이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해야만 더 강하고 안정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판했다.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벌이는 영토 분쟁에 대해서는 “항해의 자유가 보장돼야 우리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이 영토분쟁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중국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왕 부총리는 “대화는 중요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국익을 저해하는 견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런 대화는 한마디로 말해 수용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양 국무위원도 “중국은 미국과 인권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상호 존중과 평등의 분위기가 마련된 가운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첫날 대화에서 양국은 자동차와 공장 화력발전소 등에서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기 위한 5가지 조치에 합의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3%를 차지하는 양국은 올 10월까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효율 향상, 온실가스 정보 관리,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위한 전력망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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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국무장관은 인사말 도중에 “아내가 많이 호전되고 있다. 걱정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며 울먹거렸다. 케리 장관의 아내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는 7일 매사추세츠 자택에서 발작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워싱턴=정미경·베이징=고기정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