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연구센터 “유전자 변형으로 감염 경로 추적 힘들어”저장성서도 발생, 사망자 3명으로… ‘사스 악몽’ 재연 우려
AP통신은 이날 일본 도쿄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 연구센터를 인용해 “새로운 H7N9형 AI는 당초 닭 오리 등 가금류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돼지 같은 다른 동물군에도 전염되도록 유전자가 변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람에게 더 쉽게 전염될 수 있다고 연구센터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H7N9형은 동물을 감염시켰을 때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다가 사람에게 전염되고 나서야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센터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새와 돼지에선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며 “이는 인간과 가까운 주변 동물들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사람이 알기 힘들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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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센터의 마사토 다시로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잠정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이 바이러스로 인한 추가 감염자 및 사망자가 나왔다. 저장(浙江) 성 위생청은 이날 항저우(杭州) 시에서 H7N9형 AI 확진 환자 2명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한 명이 이미 숨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31일 H7N9형 AI에 감염된 사람의 사례가 세계 최초로 발표된 지 불과 나흘 만에 환자가 9명으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감염자 발생 지역도 상하이(上海) 시와 안후이(安徽) 성에서 장쑤(江蘇) 성, 저장 성 등 4개 성·시로 확대됐다. 하지만 중국 위생당국은 빨라도 6∼8개월이 걸려야 백신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38세의 훙(洪)모 씨는 장쑤 성 타이창(太倉)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지난달 7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였다. 그는 20일 고향인 항저우로 돌아와 입원 치료를 받다 27일 숨졌다.
다른 추가 환자는 67세 양(楊)모 씨로 지난달 25일부터 기침 발열 등 증세를 보여 항저우 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환자들의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인은 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돼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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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