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생산직 박우현씨 “어릴때 받은 도움 갚고싶었다”아내도 부업으로 모은돈 보태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에 최근 성금 1억 원을 낸 현대중공업 박우현 씨는 현대중공업 입사 후 25년간 월급에서 떼 내 적립한 1억 원을 공동모금회와 적십자사에 5000만 원씩 기부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박 씨는 오래전부터 불우이웃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남 곡성에서 6남매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힘든 유년기를 보내면서 당시 가정살림을 도와준 이웃에 대한 고마움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자랐다. 그 고마움을 가슴에 담고 언젠가는 남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박 씨는 공고를 졸업한 뒤 서울과 중동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이때부터 매월 급여 가운데 일부를 따로 모았다. 그러는 사이 어려웠던 가정형편도 많이 좋아졌다. 두 아들도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 생활비도 크게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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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가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기탁하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에 직접 가지 않은 것은 ‘근무 중’이었기 때문. 박 씨는 “근무시간이어서 전화로 성금 기탁 의사를 밝힌 뒤 새마을금고에서 이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성실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 씨는 25년간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며 1512건의 공정 개선안을 내놨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특허출원 베테랑 기능인으로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내 직무 동아리인 ‘엔진기계 반장협의회장’을 2008년부터 맡아 환경정화 활동과 불우이웃돕기, 소외계층 집수리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박 씨는 2011년 7월에는 300여만 원을 들여 고향 마을 노인 40명에게 경남 거제 관광도 주선했다. 박 씨는 성금 기탁과 관련한 질문에 “소문낼 일이 아니다”라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의 배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나 역시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성금을 냈다”라며 “앞으로도 남에게 힘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이 5000만 원을 기탁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라며 “박 씨에게 모금회 사무실로 나와 언론사 배포용 사진 촬영을 하자고 권했으나 한사코 거절해 회사를 찾아가 만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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