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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영숙]기후변화 선도해 국격 높이자

입력 | 2012-12-18 03:00:00


유영숙 환경부 장관

임진년도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간다. 올 한 해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에 힘을 보탠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

필자는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7)의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GCF 유치 의사를 당사국 중 처음으로 전 세계에 공표했다. GCF 유치를 위한 첫 단추였다. 이후 지난 1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장관회의, 리우+20 환경정상회의 등 여러 국제회의에서 공식·비공식으로 GCF를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녹색성장 성공을 예로 들며 국제사회의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10월, 투표를 통해 우리나라가 GCF 유치국으로 선정됐다. 각계각층의 열정과 노력이 모아져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기구 유치란 값진 결실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공식 인준이라는 마지막 절차가 남아 있었다.

공식 인준 또한 11월 26일(한국 시간)부터 8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에서 마무리됐다. 1년여 만에 GCF 유치의 마지막 단추를 끼우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GCF 유치국의 환경부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올해는 기후변화협상이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자,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지 15년째 되는 해다. 당사국들은 지난해 열린 COP17에서 교토의정서 종료에 맞춰 새로운 협상 트랙인 신기후변화체제에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2020년 이후에 적용되지만 올해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COP18은 그간의 당사국 총회에 비해 세계 각국의 관심이 매우 컸다.

필자는 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이번 COP18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사국 총회 사상 최초로 COP와 Pre-COP를 분리해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에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한 한국의 역할을 부각하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이러한 리더십을 통해 향후 기후변화 협상의 진전과 한국의 녹색성장이 국제적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한 의지를 강력히 전달했다.

세계 각국은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GCF를 유치하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을 설립하며 녹색성장 선도국으로서 주도적으로 앞서 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번 회의 기간 중 중앙아메리카 지역연합 10개국 환경장관들을 비롯하여 20개국이 넘는 국가와 헬렌 클라크 UNDP 총재 등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 대표가 한국의 수석대표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선 것을 봐도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GCF 유치 공식 인준은 기금의 공여국과 수혜국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금운영의 책임이 우리나라에 주어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리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GCF 유치국으로서 개도국의 경험과 선진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투명하고 효과적인 개도국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전략과 녹색기술센터의 기술,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통계능력을 잘 연계한다면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저력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로 GCF가 성공을 거두고, 한국이 기후변화 분야의 선도국으로 국격이 한층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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