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한 눈빛과 담대한 추진력. 출판인들이 떠올리는 박맹호 민음사 출판그룹 회장(79·왼쪽 사진)의 이미지다.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10평짜리 옥탑방에서 시작해 출판계의 역사를 새로 써온 박 회장이 자신의 출판인생을 담은 첫 자서전 ‘책’을 출간했다.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책이 인간의 DNA를 이룬다. 사람은 책을 통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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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출판인생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그는 첫 번째 책 ‘요가’를 펴낸 이야기를 꺼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요가가 수입되는 첫 계기가 됐다고. “하지만 요가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주현 작가의 ‘장미부인’을 쉽게 만들었더니 대번에 박살났다. 빚이 3000만 원으로 불어나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고 그는 회고했다.
박 회장은 “민음사가 가로쓰기를 시작했던 것도, 새로운 시집 판형을 내서 시 대중화에 앞장서게 된 것도 ‘반 발짝만 앞서 가자’는 지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새로운 흐름에 주목하고 자유롭게 책을 거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때 출판 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